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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플라타너스 가로수길

홍대에서 일정이 생각보다 빨리 끝난 날이었습니다. 아직 시간적 여유도 있어 주변을 좀 걷기로 했습니다. 그러다 생각보다 제법 괜찮은 길을 찾았습니다. 좁은 길 양 옆으로 커다란 플라타너스들이 하늘을 가리고 서 있었죠. 그 아래를 지나니 마치 숲 속에 있는 작은 마을을 지나가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어쩌면 밤이라 더 제한적인 시야 때문에 그렇게 느낄 수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꽤 마음에 드는 산책길을 찾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밤 풍경이 인상적이라 낮에도 꼭 한 번 와보고 싶습니다. 유난히 더운 여름날이었지만, 길게 뻗은 가로수들이 햇빛을 가려준 덕분에 뜨거운 햇살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넷에 홍대 플라터너스라고 검색해도 결과 하나 나오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왜 이런 길이 지금까지 몰랐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러다 길 끝에 다다라서 그 이유를 알 거 같았습니다. 옛날에는 플라타너스가 지금처럼 안 컸거든요. 지도에서 과거 거리 모습을 보니 플라타너스가 저 사진보다 더 작았습니다. 그래서 진짜 어디서 볼 수 있는 평범한 길거리처럼 보였죠. 10년 사이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 오늘에야 하늘을 가리면서 숲속길 같은 분위기를 내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다른 날, 다른 계절에 다시 찾아왔습니다. 가을이었고 여름 분위기도 좋았는데 가을 분위기가 더 운치가 있었습니다. 유명한 장소가 아니었기에, 덕분에 홍대의 북적임에서 벗어나 조용히 사색하며 걷기 좋았습니다. 우연히 찾은 플라타너스 그늘이 이렇게 저에게 작은 쉼표가 될 줄 몰랐습니다.

교토 너머, 근교 여행 3부 - 우지, 교토

이제 다음 장소를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장소가 나라와 제법 떨어져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땀도 식히고 체력도 보충하고 카메라도 충전할 여유를 가질 수 있어서요. 교토 외곽으로 나가는 전철이 다 이런 건지 모르겠지만 좌석 배치가 기차처럼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철을 타는 기분 보다는 기차를 타는 기분이 많이 느껴져서 무척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차창 밖 풍경도 너무 좋았습니다. 뭔가 여름 날, 시골 풍경을 보는 듯 했습니다. 뜻하지 않게 기차 여행 기분이 들어 무척 즐거운 이동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목적지는 우지입니다. 교토와 나라 사이에 있는 작은 도시입니다. 그리고 우지를 대표하는 관광지는 바로 뵤도인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오래된 사찰입니다. 뿐만 아니라, 10엔 동전에 새겨진 곳이 바로 뵤도인 봉황당입니다. 개인적으로 뵤도인에서 볼 게 있다고 별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700엔이라는 입장료까지 있었는데 말이죠. 박물관은 닫혀 있었고 곧 문을 닫을 시간이라 그런지 몰라도 여기저기 정리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보통 이런 건 문 닫고 정리하지 않나??? 그리고 봉황당이 태양을 등지고 있어 역광이라 사진도 잘 나오지도 않았죠. 만약 뵤도인에 간다고 하면 오전 시간을 추천합니다. 이제 다음 장소로 향했습니다. 뵤도인 바로 옆에 있는 우지 공원입니다. 우지공원은 우지강에 있는 작은 섬에 있습니다. 늦은 오후 햇살 때문인지 몰라도 강에서 바라보는 풍경에 가슴 한켠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이제 강을 건너 반대편으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멀리 우지시를 대표하는 또 다른 관광지인 우지교도 보이네요. 다리를 건너면 우지 신사가 나옵니다. 작은 규모의 신사였는데, 특이하게도 토끼를 모시는 곳이었죠. 토끼를 모시는 신사는 처음 방문해 봅니다. 와...... 이건 전혀 예상하지 못 했습니다. 뭐랄까, 평범한 거리 같은데 오후의 마지막 햇살이 커다란 나무 사이로 작은 길을 비추고 있으니 너무 멋지고 감상적이었습니다. 정말 특별할 것도 없었는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