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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도쿄 여행 6부 (마무리)

 다시 신주쿠로 돌아왔습니다.

이왕 신주쿠까지 온 김에
숙소에 들려 재정비를 하려고 했습니다.
덥고 지친 것도 있어서요.

그런데 숙소에 가면 침대에 누을 거 같고
침대에 누으면 그대로 잠들 거 같아서
바로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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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목적지를 향해 걷는데
여긴 뭐랄까...

그냥 평범한 길이었는
녹음이 가득한 나무와 깔끔한 길 때문인지 몰라도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마치, 평화롭고 조용한 한여름의 길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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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목적지는 도쿄도청입니다.

뭔가 컴퓨터 칩셋같은 독특한 디자인은 볼 때마다 신기하네요.

도쿄도청은 도쿄에 올 때마다 방문하네요.
입장이 무료인데다가
제가 높은 곳을 좋아해서 그런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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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도청 아래 도민광장입니다.
생각보다 넓고 큽니다.

그러고 보니 건물과 건물이 이어주는 회랑에 간 적이 있었는데
어떻게 갔는지 기억이 나지 않네요.

생각보다 내부가 꽤 아늑한 분위기라서
한 번 더 가보고 싶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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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도쿄도청 전망대에 올라왔습니다.

한창 붐빌 때라 그런지 사람들로 바글바글했습니다.

9년 만에 와서 그런지
아니면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예전에 왔을 때와 내부 분위기가 많이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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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피아노도 있어서 누구나
연주하게 할 수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이건 9년 전에는 확실하게 없었던 건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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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도청이 세계에서 손꼽힐만큼 높은 건 아니지만
주변에 도쿄도청보다 높은 건물이 없어서
풍경을 감상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무료로 이정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니
오히려 정말 좋은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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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날씨는 엄청 좋았습니다.
오전에 흐렸던 게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로 말이죠.

이렇게 좋을 줄 알았다면
여행은 조금 늦게 시작하는 건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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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특유의 독특한 디자인 때문에
이렇게 미니어처 사진을 찍기가 참 좋았습니다.

충분히 구경도 했고 더위도 식혀서
슬슬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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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바로 옆에 있는 신주쿠 중앙공원에 들렸습니다.

공원은 깔끔했고 녹음을 우거졌습니다.

게다가 운치가 있게 푸드트럭도 있습니다.
심지어 술까지 팔고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저기서 한 잔 했던 것도
좋은 경험이 됐을 텐데 말이죠.

그런데 처음 신주쿠 중앙공원에 왔을 때와
이미지가 완전히 달라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받았던 느낌은
날씨도 흐렸고 공원에 노숙자들은 많았고
정리는 안 되어 있었죠.

공원이라기 보다는
무법천지 같은 위험한 곳이라는 이미지였습니다.

그래서 밤에 숙소에 돌아갈 때
공원을 가로지르는 게 더 빨랐지만
일부로 돌아갔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옛날 이미지를 전혀 찾을 수 없었습니다.
같은 공원이 맞나 할 정도로 말이죠.

솔직히 지금 신주쿠 중앙공원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크거나 멋지거나 대단한 특색이 있는 건 아니지만
가만히 쉬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는 듯한 공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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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내에 있는 쿠마노 신사입니다.

이 신사는 나름 저에게 특별한 곳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일본에 와서 가 본 최초의 신사입니다.

뭐,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처음 왔을 때 숙소가 이 근처였거든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장 먼저 가게 되었죠.

큰 신사는 아니지만 오후의 시간과 맞물려
고즈넉해서 나름 운치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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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제가 제법 좋아하는 풍경입니다.

멀리 도쿄도청이 보이고 그 아래
아기자기한 파출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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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풍경이지만
제가 일본에 처음 왔을 때 본 풍경이었죠.

벌써 10년도 넘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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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 보인 것 같은데
이쪽은 뭔가 확 바뀌었네요.

구글 지도로 확인해보니 진짜 여기만 바뀌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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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온 김에 예전 묵었던 숙소에도 가봤습니다.

위에서부터 첫 번째,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 방문입니다.

재미있는 건 왼쪽 주차장에 있는 BMW는
10년 넘게 저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물론 모델은 바뀐 거 같지만요.

번호도 앞뒤로 1씩만 올라갔는데 같은 주인일까요?
아마 같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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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후 계획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하릴 없이 도쿄도청 주변을 걸었죠.

걸으면서 고민했습니다.
이대로 신주쿠에서 여행을 마무리 할지,
아니면 다른 장소로 이동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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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일단 역으로 향하기로 했습니다.

아, 이 길 생각이 나네요.
처음 도쿄에 왔을 때 하필 태풍이 올라왔죠.

이까짓 태풍이 내 여행을 막을 수 없다
하면서 나갔다가 목숨을 장담할 수 없었죠.

바람이 어마어마하게 불어서
제대로 움직이기도, 숨쉬기도 힘들었죠.

그 때, 이 길에서 비와 바람을 피하면서 숨을 고르고
그 날 여행을 포기하기로 했었죠.
아직 죽고 싶지 않았으니까요.

평범한 길인데도 그런 추억이 있으니
조금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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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에 도착하기 직전 상점가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상점가들이 많이 낯이 익었습니다.

그러다 한 스시가게를 봤는데
9년 전에 갔던 가게였습니다.

엄청 맛있는 건 아니지만
나름 만족스러웠고 추억도 되살릴 겸 해서
가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괜히 간 거 같았습니다.
낮이라 그런지 레일 위에 초밥이 거의 없어서
따로 주문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 한 분이 혼자서 모든 주문을 받고 있었죠.

혼자서 힘겹게 만들고 있었는데
3개 주문하는데 무려 30분이나 걸렸죠.

그래서 그냥 3접시만 먹고 나왔습니다.
그냥 추억은 추억으로 둘 걸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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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마지막 장소를 정했습니다.
바로 닛포리였습니다.

여행 첫 날에 갔던 곳이지만
원래 이곳은 여행 마지막 날 가려고 했던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서둘러 유야케단단으로 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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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해가 졌네요.
아니, 정확히는 건물 때문에 햇빛이 비추지 않았습니다.

아니, 첫날도 이 시간에 와서 노을을 못 봤는데
며칠 지났다고 그걸 잊어버리다니...

진짜 저는 똥멍청이인가봐요ㅜㅜ

차라리 그냥 오다이바나 시부야에 갈 걸 그랬습니다.
아니면 그냥 신주쿠에서 시간을 보냈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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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왕 온 거 여행 마무리할 겸
느긋하게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마을은 여전히 정겹고 사람 냄새가 나는 동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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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마지막 날로 이곳을 정한 게
마을 분위기가 여행에 대한 아쉬움과 아련함을
잘 느낄 수 있을 거 같았거든요.

그 생각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물론 첫날에 이곳에 오지 않았다면 말이죠.

두 번째라 그런지 조금 심심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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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신주쿠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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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쿠역 앞에는 언제나 사람이 많습니다.
버스킹 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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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키초의 상징.

숙소가 근처였는데도 정말 딱 한 번 밖에 못 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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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면서 본 좁은 골목

왠지 골목 분위기가 아는 사람들에게만 알려진
작고 유명 술집들이 있을 거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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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돌아가야 할 날이 오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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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내내 지겹게 봤던 이 자판기도
이제 당분간 볼 수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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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타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도쿄를 방문한 건 3번째지만
나리타 공항으로 돌아가는 2번째네요.

맨 처음 도쿄에 왔을 때와 지금.

그래서 그 사이 기간이 10년이 넘다 보니
처음 온 공항마냥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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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남아 잠깐 밖으로도 나와봤습니다.

하늘은 푸르렀고 날씨는 후덥지근했습니다.
그래도 돌아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도쿄의 공기를 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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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돌아가는 좌석은 좌측 창가로 잡았습니다.
신중하게 고른 자리였습니다.

특별한 경우가 없으면 보통 우측 좌석에 앉습니다.
그럼 손을 흔들어주는 정비사를 볼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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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비행기가 날아오릅니다.

사실 좌측으로 좌석을 선택한 건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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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좌측에 앉아야지만 후지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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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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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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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후...

빌어먹을 구름 때문에 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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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렇게 4박 5일 도쿄 여행이 끝났습니다.

코로나가 끝나고 제대로 준비한 첫 해외여행이기에
나름 빡세게 계획한 여행이었습니다.

뭐, 세상만사 마음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었지만
새로운 곳에 가서 새로운 풍경을 보고
새로운 음식을 먹으며 새로운 경험을 하는 건
매우 즐거웠고 좋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여행을 좋아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여행을 하다 보면
여행은 여행이고 나는 나구나 라거나
내가 여긴 왜 온거지 하면서
현타가 올 때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매일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서
여행에서 느꼈던 시간과 경험이
추억으로 미화되면서 삶의 자그마한 활력이 되어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여행을 계속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다음 여행기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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