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시작은 언제나 인천공항에서
사실 이때 많이 걱정했다.
세부는 입국심사가 길기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새벽 시간 대에는 1명 밖에 없기 때문에
최소 2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그런 각오를 하고 갔다.
다행히 올해 7월부터 막탄에 제2터미널이 개장을 했다.
보다 넓고 깨끗한 신청사가 개장한 것이다.
게다가 입국심사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입국 처리도 빨랐다.
다만... 캐리어 나오는 게 너무 느렸다.
왜냐하면 아직 공사가 다 끝난 게 아니었다.
낮에 찍은 사진이다.
그냥 일부분이 안 끝난 게 아니라
딱, 터미널 부분을 제외하곤 제대로 안 되어 있었다.
한국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 세부에서 벌어졌다.
그래도 입국심사하고 캐리어까지 가지고 나오는데
1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대단히 빨리 나온 것이다 라고
막탄 공항에 나를 마중 나온 친구가 말했다.
늦었기에 바로 숙소로 향했다.
묵었던 곳은 토요코인이라는 호텔이다.
일본에서 만든 호텔 체인점이다.
1박에 25,000 원 정도 저렴했다.
더 저렴한 곳도 있었지만
어차피 그렇게 비싸지 않았고 평도 좋았기에
이곳에 머무르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이 선택은 탁월했다.
숙소는 매우 깨끗하고 편안했다.
침대도 넓었고 에어콘도 잘 나왔다.
조식도 먹을 수 있고 (조식은 평범)
수영장도 딸려있다. (유료)
호텔 옆에 J몰이라는 쇼핑센터도 있는데다가
쇼핑몰이 있어서 많은 지프니와 택시가 있다.
특히, 개인적으로 좋았던 점은 방의 위치였다.
맨 꼭대기층 방을 배정 받아서
세부가 한눈에 보였다.
뭐, 정확히는 토요코인이 있는 곳은 세부 시티가 아니다.
바로 옆이 만다우에 시다.
뭐, 큰 차이는 없지만...
다시 세부에 온다면 아마 이곳에서 머무를 것이다.
첫 날 오전은 혼자 돌아다녔다.
친구와 연락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혼자서 밥도 먹고 유심도 구하고
근처를 구경해보고 싶기도 했다.
세부의 거리는 한국와 많이 달랐다.
누가봐도 이국적인 거리였다.
그 이국적이다라는 말이 좋은 의미는 아니지만 말이다.
우선 유심을 사러갔다.
그래야 친구와 쉽게 연락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근처 편의점에 유심이 떨어졌다 해서
이런 가게까지 찾아서 사러왔다.
이렇게 보이지만 세부에서 편의점 역할을 하는 가게들이다.
편의점보다 더 많이, 더 곳곳에 있다.
신기한 건 사탕 하나, 껌 하나씩 1페소에 판매도 했다.
다만, 이런 가게는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다.
유심은 한국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는 글로브 유심을 샀다.
그런데 실수를 했다.
유심을 산다 -> 캐쉬를 충전한다 -> 요금제를 선택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정해진 요금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실수로 요금제를 선택하지 않은 것이다.
선택한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요금제를 선택하지 않고 데이터를 사용하니
충전해뒀던 캐쉬가 순식간에 바닥이 났다.
결국 다시 충전해야 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내가 선택한 캐쉬가
50페소이기 망정이었다. (당시, 약 1,100원)
결국 다시 충전하고 3일간 데이터를 1기가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이다.
3일에 1기가면 충분하다 생각했다.
뭐,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다만, 유의할 점은 시간이 24시간 기준이 아니고
딱, 구매했던 시간을 기준으로 통신이 끊긴다.
1일 11:37에 개통했으면 4일 11:37에 끝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부 시티 쪽이라면 몰라도
조그만 외곽으로 나가도 데이터가 잘 터지지 않는다.
느린 건 봤어도 아예 안 터지는 건 세부에 와서 처음 겪었다.
데이터가 터지고 친구한테 연락하니
볼 일이 있어 오후에 점심 먹고 보자고 했다.
그래서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둘러봤다.
우선 점심을 먹었다.
뭔가 맛있어 보이는 가게이다.
배고픈 나에게 냄새가 매우 자극적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여기서 먹기로 했다.
가격도 무척 저렴했다.
저렇게 해서 한국돈으로 2,000원도 안 됐다.
맛도 괜찮았다.
주변에 외국인은 나 밖에 없었다.
그래서인지 더욱 외국에 온 것을 실감했다.
호텔에서 조금 벗어난 골목만 들어서도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세부에는 야생 개나 고양이들이 많이 있다.
다만, 한국과 달리 다들 피골이 상접해 있다.
세부에서 본 신기한 자판기이다.
현지인들이 많이 이용해서 굉장히 궁금했다.
친구한테 들은 정체는 의외로 시시했지만.
바로 정수기다.
1페소를 넣고 비닐 봉투에 물을 담아 마실 수 있다.
오후에 친구를 만나 세부 시티 구경을 하러 갔다.
이날 토요일이었다.
그래서인지 차가 엄청 막혔다.
그렇지 않아도 세부는 교통 체증이 심한 도시인데
이때는 정도가 심했다.
고작 8km 가는데 1시간이나 걸렸다.
택시를 탔는데도 말이다.
첫 번째 방문한 곳은
산 페드로 요새 라는 유적지이다.
입장료가 있다.
비싸지는 않았는데 정확한 금액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실 그다지 볼 건 없다.
그냥 이런 곳이 있구나 하면 된다.
지나쳐가긴 그렇고 보자는 밋밋한 그런 곳.
유적지보다는 그 안에서 하고 있는 결혼식이 더 재미있었다.
친구들인지 나와서 노래부르고 춤추고 다들 행복해 보였다.
마젤란의 십자가
이름만 듣고 굉장히 크고 웅장한 십자가를 상상했다.
오히려 천장에 그려진 그림들이 더 멋졌다.
그리고 바로 옆에 산토리뇨 성당에 갔다.
사실 이곳이 그렇게 유명한 곳인줄 몰랐다.
그냥 사람들이 많고 많은 촛불들이 예쁘게 있어서 보러 간 거였다.
천주교인들이 많은 필리핀에 곳곳에 성당이 있었다.
이곳은 세부 메트로폴리탄 대성당이라는 곳이었다.
지나가면서 들렸다.
7시쯤 되니 해가 지기 시작했다.
밤이 되면 돌아다니기 위험하다.
그래서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을 먹고 일찍 잠들었다.
왜냐하면 내일이야 말로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세부의 첫날 여행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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