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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기 2편 - 알프스의 눈동자 블레드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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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의 류블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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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는 고요하고 한산합니다.
그리고 춥습니다.

한여름인데도 불구하고
아침 기온이 14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멋모르고 반팔, 반바지 입고 나왔는데
너무 추웠죠.

류블랴나에 가시면 긴옷을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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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역으로 갔습니다.
기차역 앞에는 버스터미널이 있습니다.

역 앞에 깃발처럼 달린 게
바로 버스 플랫폼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류블랴나 기차역은
모든 교통의 중심지가 됩니다.

이렇게 보니 류블랴나가 중소도시처럼 보입니다.
뭐, 실제로도 딱 그정도였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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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역에는 볼일이 많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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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로 수하물 보관소입니다.
기차역 안에 있습니다.

숙소를 나왔기 때문에 짐을 따로 보관해야 했습니다.

수하물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가장 작은 게 3유로 정도 했습니다.

저는 배낭 하나만 있었기에
가장 작은 보관소도 충분할 뿐 아니라
공간이 남을 정도였습니다.

두 번째로 화장실.

유럽에 오면서 가장 적응 안 되는 유료 화장실.
다행히 역 안에 있는 화장실은 무료입니다.

그렇게 더럽지도 않고
유료랑 큰 차이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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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티켓 구매.

다시 자그레브로 돌아가는 티켓을 구매했습니다.
가격은 10유로 정도였습니다.

딱히, 시간은 정해지지 않았고
자그레브로 가는 기차면
정해진 기간 내에만 타면 되는 티켓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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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남아서 역 앞에 있는 카페에 들어갔습니다.

바로 자그레브로 돌아가는 건 아닙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바로 블레드 호수 입니다.

알프스의 눈동자라고 불리는
정말 아름다운 호수라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자,
슬로베니아를 대표하는 관광지입니다.

원래 류블랴나만 보고 가려고 했지만
이왕 이곳까지 왔는데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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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드 호수로 가는 버스는 30분 간격으로 있습니다.

곧 버스가 오니
아침은 패스하고 커피만 마시기로 했습니다.

유럽에 오면서 정말 놀라운 것 중 하나가
커피가 정말 맛있습니다.

게다가 저렴합니다.
저 에스프레소가 1유로 밖에 안 합니다.

다른 곳은 어떤지 모르지만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는
에스프레소가 기본으로 시작합니다.

에스프레소에 우유를 섞으면
에스프레소 마끼아또가 되는 식입니다.

암튼, 그냥 에스프레소만 마셔도 맛있었습니다.
향이 강렬하면서도 그렇게 쓰지도 않았습니다.

정말 여행 내내 커피를 엄청 마신 거 같습니다.
아직도 이 커피가 생각날 정도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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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원래 인터넷에 찾을 때는 버스 기사한테 구매하는 게
제일 저렴하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버스를 기다리고 기사에게 티켓을 구매하려고 하니,
티켓을 매표소에서 구매하고 오라고 한 것입니다.

당황했습니다.

무인 발급기에서 구매하려고 했습니다.
티켓을 구매할 수 없다고 표시가 뜹니다.

정말 쫄렸습니다.
이대로 블레드 호수 여행은 끝나는 것인가 하고...

최후의 수단으로 매표소로 갔습니다.

매표소에서 구매를 하면
인건비까지 포함되어 훨씬 비싸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매표소에서 너무도 쉽게 구매를 했습니다.

??????

심지어 왕복으로 끊으니
0.84유로 밖에 비싸지 않았습니다.

??????

무슨 문제가 있었던 거 같은데
확인은 못 해봤습니다.

정말, 다행히도,
블레드 호수에 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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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한 마음으로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에는 사람이 가득차 있습니다.

좌석 번호는 무의미하니
그냥 아무데나 앉으면 됩니다.

바깥 풍경은 정말 멋졌습니다.
자그레브에서 류블랴나로 가는 길보다 더 멋졌습니다.

여행 중에 가장 멋진 길이었습니다.
버스에서 좀 자려고 했는데
풍경이 너무 멋져 이동 내내 풍경을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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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드 호수에 도착했습니다.
대략 1시간 반 정도 걸렸습니다.

류블랴나에서 50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서울에서 수원정도 거리입니다.

블레드 호수에는 크게 3가지 볼거리가 있습니다.

블레드 호수
블레드 섬
블레드 성

우선 가장 위치가 가까운 블레드성 부터 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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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드성은
호수 근처 언덕 위에 자리잡은 작은 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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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 올라가는 건
산을 타는 기분이 듭니다.

힘들다는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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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는 11유로입니다.
성의 규모를 본다면 조금 비싼 감은 있습니다.

좋은 점은 성 내에 있는 화장실은 무료입니다.
블레드 호수 주변 화장실은 모두 유료니까요.

성은 작습니다.
웅장하지도 않고 화려한 것도 아닙니다.
사진에 보이는 건물의 거의 전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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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있을만한 시설은 다 있습니다.
음식점도 있고
박물관도 있고
기념품 판매점도 있고
교회도 있습니다.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습니다.

무엇보다 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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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언덕 위에 있어서 바람도 시원하게 붑니다.
더위를 식히며 블레드 호수를 바라보기에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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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뒤편, 호수 근처 마을입니다.
알프스 산맥의 웅장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긴 농담으로도 뒷산에 한 번 올라가자라는 
말을 꺼내기 힘들거 같네요.

정확한 건 아니지만
아마 저 산 너머가 오스트리아로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블레드 호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풍경이었습니다.

저런데서 살면 마음이 얼마나 풍요러워질까요.
정말 한 번쯤 저런 곳에서 살아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제 성에서 내려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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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숲길을 지나면
산책길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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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 하나에 2.5유로라니...

아무래도 관광지 겸 휴양지이다 보니
물가는 류블랴나보다 비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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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드는 호수는
알프스 산맥의 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호수라
맑고 깨끗하고 차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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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목적지는 호수 한가운데 있는
블레드섬입니다.

가는 방법은 사진에 보이는
전통배인 플레트나를 타고 가는 방법입니다.
아니면 직접 보트를 빌려 노를 젖고 가던가요.

비용은 왕복 15유로입니다.

자연보호를 위해 원동기가 있는 배는 띄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보트도 뱃사공이 직접 노를 저어서 갑니다.

보트 타는 곳은 섬 곳곳에 있으니
원하는 위치에 있으면 타시면 됩니다.

배의 출발 시간은 따로 없습니다.
그냥 일정 인원이 채워지면 출발합니다.

뱃사공이 10분 정도면 된다고 했는데
실제론...

거진 40분 가까이 기다렸습니다.

사람이 별로 없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제 실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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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지루했습니다.

사실 40분이나 기다릴 줄 알았으면
다른데로 가는 거였는데 말이죠.
아니면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구경하거나요.

주변에 수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렇게 다이빙을 즐기는 사람들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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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후한 맛의 오리도 참 맛이, 많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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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시간이 걸린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원래 한 20분 후에 출발했는데
뱃사공이 어떤 전화를 받더니 다시 되돌아 갔습니다.
어떤 가이드가 다른 관광객을 잔뜩 데려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관광객을 잔뜩 태우고 다시 출발하느라
40분 이상 걸렸던 거고요.

정말 운이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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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느긋하게 이동합니다.
배에서만 볼 수 있는
블레드 호수와 섬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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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으로 가는 가장 유명한 99 계단.
계단 개수가 정말 99개인지는 확인은 못 했습니다.

이 섬에서 결혼식도 많이 합니다.
그래서 유명한 전통이 하나 있습니다.

신랑이 신부를 안고 99개나 되는 계단을 올라가야 합니다.
그때, 신부는 신랑에게 말을 걸지 않아야 행운이 온다는 전통입니다.

그만큼 결혼은 신중해야 하고
신랑을 신부를 부양해야 하며
신부는 그런 신랑에게 잔소리를 하지 말라는 내용 같습니다.

저도 말 없이 올라갔습니다.
사실 혼자라 말 걸 사람이 없어서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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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올라가면 가게가 있습니다.

다들 아이스크림을 사먹어 저도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습니다.
가격은 생각이 안 나네요.

맛은...
라즈베리를 선택했는데
단맛보다는 신맛이 강해서 별로였습니다.

다른 재료 없이
라즈베리와 얼음으로만 만든 그런 맛(?)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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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가운데는 성당이 있습니다.
성모승천 성당이라고 불립니다.

저 종탑에 올라갈 수 있지만
입장료를 따로 받습니다.

그렇게 볼 게 없다는 말을 듣고 들어가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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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섬에는 그렇게 볼 건 없습니다.

40분 정도 시간이 주어지는데
둘러보고 아이스크림까지 먹었는데도
20분이면 충분합니다.

섬 한바퀴를 도는 것도 500m 밖에 되지 않고요.
솔직히 좀 실망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이왕 여기까지 왔는데
들리지 않고 가기엔 좀 아쉬운 곳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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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왔습니다.

사실 40분도 되기 전에 출발했습니다.
그전에 사람들이 다 왔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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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왔습니다.

블레드 호수는 단순히 구경만 하는 곳은 아닙니다.

수영, 하이킹, 사이클, 낚시, 산책 등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휴양지라 사람은 제법 있지만 바글거리진 않습니다.

조용하고 물과 공기가 깨끗하고
멋진 자연 경관을 즐기고 싶다면
이곳만한 곳이 없었습니다.

이제 마지막 목적지로 향했습니다.
이곳에서 블레드 호수의
시그니쳐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블레드 호수를 검색하면
나오는 대표적인 사진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그 장소의 이름은 Mala Osojnica 입니다.
한국어로는 뭐라 읽는지 모르겠습니다.

호수에서 멀리 떨어져 있진 않습니다.
약 500m 정도입니다.

다만...
30분 정도 걸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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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초반에 능선을 제외하고
대부분 이런 급경사이기 때문입니다.

안전장치도 없었습니다.
까딱 넘어지면
아야 하고 끝날 정도가 아니었죠.

블레드 호수 자체도 알프스 산맥 쪽이라
시원하고 바람이 많이 불어 그렇게 덥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여길 올라가니 정말 땀으로
옷이 다 젖을 정도로 흘렸습니다.

하지만 정상에 올라가니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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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la Osojnica 정상입니다.

이곳에서 본 블레드 호수는
정말 멋지다는 말 외엔 표현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정말!
끝내주게!
멋진 곳이었습니다.

올라온 모든 고생이 잊어질 정도로 멋지고
하루종일 봐도 지겹지 않은 풍경입니다.

블레드 호수는 당일치기 여행입니다.
이제 슬슬 돌아가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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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천천히 걸으면서 호수를 구경했습니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았습니다.

이렇게 좋을 줄 알았으면
당일치기가 아니라
1박 정도 숙박을 해봤을 텐데 말이죠.

블레드 호수에서 수영도 해보고
호수 주변 마을도 둘러보고
밤하늘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보기도 하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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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돌아갑니다.
돌아가는 풍경 역시 끝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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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날 한끼도 먹지 못 했습니다.
그래서 역 앞에 있는 가게에 들어가 첫 끼를 먹었습니다.

Solata라고 되어 있는데 솔라타라고 읽나?
5유로 정도 밖에 안 됐는데
꽤 맛있었습니다.

양은 많지 않았지만
어차피 시차 때문에 많이 먹지 못해서
딱 적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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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역입니다.
몬데인 시계가 인상적입니다.

역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시골도시의 작은 기차역정도 규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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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역에 맡긴 짐을 찾고
떠나기 전에 맥주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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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자그레브로 떠납니다.
유럽에서 기차를 타보는 버킷리스트를 하나 달성했네요.

처음에 기차를 탈 때,
다 객실로 되어 있어서 곤란했는데
뒤쪽에 가는 일반 좌석이 있었습니다.

당연히도 국경 쯤에 멈추더니
여권 검사를 합니다.

처음 알았는데
도장을 찍을 때 뭘도 이동했는지 표시가 됩니다.
비행기면 비행기 표시가
기차면 기차 표시가요.

이렇게 1박 2일 슬로베니아 여행을 끝마쳤습니다.

사실 그렇게 기대했던 곳은 아니었습니다.
원래를 크로아티아 여행 준비만 했습니다.

그런데 이왕 유럽까지 가는데
한 나라만 둘러보기 아까워서
슬로베니아도 여행 일정에 넣은 것입니다.

그런데 생각 이상으로 좋았습니다.
정말 좋았습니다.

알프스 산맥 끝자락이라지만
정말 동화속에 나온 듯한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크로아티아 여행 일정을 더 줄이고
이곳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아쉬움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 계획은 변경할 수 없었죠.
이미 교통편이나 숙소가 모두 예약되어 있었으니까요.

아쉬운 마음을 덜어놓고
자그레브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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