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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기울이면... 20년 후 그 장소에서

※ 예전에 올린 글을 다시 올린 글입니다.
실제 여행은 2014년에 다녀왔습니다.

lillillalluth whisper of the heart

지브리 애니메이션이 '귀를 기울이면'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처음 봤을 때는 그냥저냥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되더니
어느 새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애니메이션의 배경이 되었던 곳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올해로 애니메이션이 개봉하고 20년 째입니다.
강산이 2번 변할 시간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제가 여행을 떠난 것은 작년 가을이니
19년 전이지만 글을 쓴 기준으로 제목을 정했습니다.

lillillalluth whisper of the heart

이번으로 일본 여행은 2번째로 떠나는 건데
첫 번째 여행은 암울 그 자체였습니다.
아니 11월에 태풍이 와서, 여행다운 여행을 제대로 못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태풍과 인연이 깊었습니다.
17호 태풍이 온다고 해서 여행 날짜를 미루었는데
바로 18호 태풍이 올라오네요.
진짜 이름값 하는 태풍이네요.

게다가 여행을 길게 가고 싶었지만 6일 뒤에 19호 태풍까지 온다고 하니
여행을 오래 할 수 없었습니다.
더 지체하다간 셀까지 나올 기세였습니다.

다행히 여행 떠나기 전날에 소멸이 되었지만
덕분에 비행기가 7시간인가 8시간이 딜레이 되었습니다.
여행 하루를 태풍 때문에 소중히 날려버렸습니다. 18...호...

lillillalluth whisper of the heart

비행기가 연착되어 2시간이 일찍 갔는데도 자리가 없었습니다.
내심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 되나 싶었는데
짧은 꿈을 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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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구 있는 자리를 주네요.
뭐, 제가 있는 줄에 아무도 안 앉아 좌석을 넓게 쓸 수 있었지만요...

lillillalluth whisper of the heart

lillillalluth whisper of the heart

목적지는 세이세키사쿠라가오카역입니다.
신주쿠에서 갈아타는 역이 있습니다.

급행을 타면 신주쿠에서 30분 정도면 도착합니다.
완행을 탄다면 1시간 정도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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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하철은 환승 할인이 안 되기 때문에
신주쿠에 온 김에 도쿄도청에 들렸다 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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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불고 온 뒤라 날씨가 매우 쾌청했습니다.
그리고 계속 이런 날씨를 유지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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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세키-사쿠라가오카역에 도착
애니메이션에서는 다른 이름 썼는데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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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쫓다가 신호 대기에 걸린 건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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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앞에 이런 기념물이 있습니다.
2층에 뭔가 있다는 글을 봤는데,
정확히 무슨 뜻인지 몰랐습니다.

그러다 돌아오는 길에 2층 엘리베이터 앞에
스탬프와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기념물 종이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스탬프는 못 찍고 종이만 챙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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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에 등장한 케이오
역 이름은 바꾸었으면서
여기 간판은 왜 그대로 썼는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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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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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중에 등장하는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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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쿠가 걸었던 강둑

애니메이션에서는 좀 더 시골의 강둑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20년이나 흘러서 그런 건지,
아니면 처음부터 이 강둑만 모델로 삼고 나머지는 창작을 했는지
지금으로썬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쾌청했던 오전 날씨와 달리
오후부터 조금씩 흐려지더니
우중충한 날씨가 계속 되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신주쿠에서 시간을 오래 끌지 않았을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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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 있던 자리

'귀를 기울이면'은 실제 있는 장소를 그대로 가져다 쓴 부분도 있고
이렇게 장소만 가져다 쓰고 나머지는 상상으로 그린 부분이 뒤섞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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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쿠가 신나게 뛰어내려 갔던 계단과 도로
애니메이션처럼 극적으로 경사진 곳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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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에서는 숲 속에 있는
운치 있는 사당으로 묘사되어 있지만
실상은 동네에 있는 조그만 사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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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할아버지 가게가 있는 로테이션.
하필이면 이날 오른쪽 도로 부분이 공사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왼쪽으로 치우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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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휴식
뭔가 전형적인 일본 마을 같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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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쿠가 살았던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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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양이는 사람을 안 두려워한다고 들었는데
고양이마다 차이가 있는 것 같네요
사진에 찍히자마자 후다닥 도망친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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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동네 사진들

이곳 말고도 엔딩 때, 시즈쿠와 세이지가 도시를 바라보는 곳이나
도서관의 모델이 되는 건물이라든가
꼼꼼히 살펴보지는 못 했습니다.

게다가 20년이란 세월이 흘러서인지
애니메이션처럼 시골의 작은 도시같은
분위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조금 더 빨리 왔으면 하는 후회가 들긴 했지만
어쨌든 목적을 어느 정도 이루어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lillillalluth whisper of the heart

'귀를 기울이면'은 콘도 요시후미가 감독을 맡은
첫 작품이자 마지막 작품이 되었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후계자로 불리던 그였지만
병을 요절했기 때문입니다.

'귀를 기울이면'을 보면서
그의 죽음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만약 그가 살아있었다면
지브리는 지금 어땠을까 하면서요.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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