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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기 8편 - 스쳐지나 가기엔 아쉬운 자그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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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자그레브로 돌아왔습니다.

숙소에 들어가기에 아쉽고 내일이면 한국으로 돌아가기에
피곤하지만 자그레브를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자그레브는 크로아티아의 수도입니다.

하지만 자그레브를 검색하면 가장 많이 보이는 내용들은
스쳐지나가는 도시,
잠깐 둘러보는 도시,
딱히 시간들일 필요 없는 도시 등입니다.

솔직히 저도 자그레브 2번이나 스쳐지나 갔고
3번째 방문에 머물렀기 했지만
바로 플리트비체에 갔기에 결과적으로
3번이나 스쳐지나갔습니다.

그래서 자그레브 관광은 많은 시간을 계획하지 않았습니다.

내일 오후에 한국으로 떠나니
관광할 시간이 채 하루도 되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이정도 시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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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레브 구시가지로 향했습니다.

특별한 계획은 없었고
그냥 구시가지만 구경하자라는
단순한 계획만 세웠습니다.

구시가지로 향할수록 건물들이
점점 고풍스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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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도중 보이는 낙서들
정말 끔찍히도 많이 보이는 낙서들

이런 낙서들이 보이면
도시 자체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지더라구요.
관리가 안 되는 것처럼 보여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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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린예바츠 공원입니다.

각종 행사가 벌어지는 공원입니다.
이날은 행사가 없어서
시민들의 조용한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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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옐라치치 광장

구시가지의 중심입니다.
모든 시작은 이 광장에서 시작된다고 보면 됩니다.

옐라치치는 오스트리아의 장군이자
크로아티아의 총독이자 영웅입니다.
그리고 대머리입니다.

 1848년 헝가리 혁명 당시,
헝가리를 격퇴하고 헝가리 지배에 있는
크로아티아를 독립을 지지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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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라츠 시장입니다.
저녁이라 시장은 끝나있었습니다.

멀리 자그레브 대성당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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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레브를 둘러보기 전에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녹트르노

자그레브 식당, 맛집 하면
가장 많이 추천받은 가게입니다.

사실 이곳은 엄청나게 뛰어난 맛집은 아닙니다.
가성비가 뛰어난 가게입니다.

메뉴도 정말 많고 양도 많은데 가격까지 저렴합니다.
그래서 자그레브의 김밥천국으로 불리는 곳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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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라자냐와 맥주를 시켰습니다.

라자냐는 정말 태어나서 처음 먹어봅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먹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처음 먹었지만 꽤 맛있었습니다.

식사가 끝나고 늦었지만
주변을 가볍게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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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지만 이처럼 노천 가게에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저도 여유롭게 이곳에서 맥주를 마시고 싶었지만
혼자라서 그냥 패스하기로 했죠.

다음에는 꼭 친구나 연인과 이곳에 왔으면 좋겠네요.
그런게 가능하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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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흐립니다.
멀리서 천둥소리가 들리길래 비가 내릴 줄 알았는데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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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레브 구시가지도
두브로브니크처럼 주홍빛 지붕입니다.

이런 풍경을 보니
자그레브도 유럽은 유럽이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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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아더왕이 나올 거 같은 작은 예배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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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건물들이 독특한 매력을 내뿜고 있습니다.
저녁이지만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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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쯤 되어가니 슬슬 어두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트램 때문인지 저런 전선이 많이 보이는데
개인적으로 도시 미관을 해치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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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테슬라입니다.
이거 보고 테슬라가 크로아티아인인 건 처음 알았습니다.

아니, 찾아보니 테슬라의 업적만큼이나
국적도 다이나믹합니다.

그가 태어났을 때는 크로아티아는
오스트리아 제국에 속해있어죠.
옐라치치 장군이 살아있을 당시에 태어났죠.

즉, 태어났을 때 국적은 오스트리아인 거죠.
그 후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인이 됩니다.

하지만 인종은 세르비아인이고
태어난 고향은 크로아티아입니다.

이게 모두 한 나라였던 시절이라면 몰라도
지금은 모두 독립해서 조금 문제가 생겼습니다.

바로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에서
테슬라를 서로 자기네 위인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이죠.

세르비아는 더 나아가
베오그라드 공항 명칭을 
베오그라드 니콜라 테슬라 공항이라고 지어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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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타이 상점 크라바타입니다.
입구의 커다란 넥타이가 상징적인 상점입니다.

상점이 유명한 것은
넥타이의 원조가 바로 크로아티아이기 때문입니다.

크로아티아 병사가 프랑스에 파병 나갔는데
병사의 목에는 붉은 스카프가 묶여있었습니다.
붉은 스카프는 병사의 무사귀환을 기원한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루이14세는 그게 뭐냐고 물었는데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 병사가
크라바타(크로아티아 병사)라고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프랑스에서는 넥타이를 크라바타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오늘날의 넥타이의 모습은 다른 곳에서 만들었지만
원조가 크로아티아인 건 변함이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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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기 시작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오히려 더 늘어난 거 같기도 합니다.
밤이 그렇게 위험한 도시가 아니라는 의미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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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악사들도 있고
저렇게 옥수수를 파는 노점상도 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저렇게 옥수수를 파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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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광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잠깐 사이 광장에 무대가 만들어졌고
연주회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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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늦었으니 숙소로 향했습니다.
숙고까지 거리는 있지만
구경도 할 겸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신기한 건 트램이 지나다니는 길이지만
사람들, 자전거 그리고 자동차가 그냥 막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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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트램이 바로 옆으로 지나갑니다.
심지어 천천히 움직이는 것도 아닙니다.

저러다 사고라도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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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거리 가로등에 불빛이 들어왔습니다.
재미있는 건 자그레브에는 아직도 가스등을 사용하는 곳이 있습니다.

니콜라 테슬라의 나라에서 아직도 가스등을 사용하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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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크로아티아에서 마지막 밤을 맞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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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돌아가는 날입니다.
그래서 아침 일찍 일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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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근처를 잠깐 산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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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강입니다.
자그레브를 관통하는 강이죠.

그런데 상류쪽이라 그런지
강보다는 하천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알프스에서 시작한 사바강은
아쉽게도 바다와 만날 일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에서
다뉴브강과 합쳐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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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가지를 벗어나면 현대식 건물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뭔가 동구권, 구소련 같은
건물이라는 느낌이 많이 듭니다.

이런 건물 스타일을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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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아웃을 하고 반 옐라치치 광장으로 갔습니다.
체크아웃을 해서 이제부터 10kg 넘는 배낭을 메고 움직입니다.

이때 또 설정이 잘못된 줄 모르고 찍다가
노출이 너무 심하게 되면서 나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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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는 이런 분수가 있습니다.
만두셰바츠라는 분수입니다.

평범해 보이지만 나름 유래가 깊은 분수입니다.
이 분수에서 바로 자그레브라는 명칭이 탄생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장군이 목마름을 겪고 있는데
만두사라는 소녀가 땅을 파보라는 얘기를 했고
땅을 파자 물이 쏟아났다는 얘기 입니다.

땅을 파다(움푹 퍼내다) 라는 뜻인
'자그라비티'에서 자그레브라는 이름이 탄생한 것입니다.

그래서 소녀의 이름을 따서
분수 이름을 만두셰바츠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오래된 얘기다 보니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있습니다.
목마른 사람이 로마 장군일 수도 있고
평범한 남자,
혹은 자그레브 출신의 남자 등 다양합니다.

땅을 파서 물을 마셨다는 것도 있고
만두사라는 소녀가 구해줬다는 버전도 있고
남자와 결혼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곳이 원래 황무지인데
이곳을 지나가는 영주와 기사들이 목마름을 해결하기 위해
땅을 파서 우물을 발견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 얘기엔 아예 소녀가 등장하지도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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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라츠 시장에도 시장이 열렸습니다.
많은 노점상이 열렸고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통로가 좁아서 사람이 더 많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대강 둘러봤지만
과일은 확실하게 저렴했습니다.
이곳에 더 오래 머물렀으면 과일을 좀 샀을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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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건 이렇게 치즈도 팔았습니다.
굉장히 먹음직스러운 치즈였습니다.

하나 사고 싶었는데
한국에 못 가지고 갈 거 같은 그냥 구경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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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이라 거리도 한산합니다.
밤에 그 많은 사람들이 어디로 증발했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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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가볍게 에스프레소와
마멀레이드를 발라진 크로와상을 먹었습니다.

에스프레소야 당연하고
크로와상이 생각보다 크고 정말 맛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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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계획이 있는 게 아니라
전날 걸었던 곳을 다시 둘러봤습니다.

같은 장소인데도
저녁에 봤을 때랑 느낌이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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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교회로 유명한
성 마르크 교회입니다.

성당이라고도 하는데 교회와 성당의 차이가
정확히 뭔지 모르겠네요.

카톨릭이 성당이고
개신교가 교회인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가 봅니다.

처음 사진으로 봤을 땐 작고 아담한 교회처럼 보이는데
실제론 매우 큽니다.

30m 정도나 떨어져서 찍었는데도
전체 모습을 한 프레임에 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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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세워진 상들입니다.
제법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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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는 평범합니다.

기도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관광객들이 주를 이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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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마르카 교회에서 쭉 걸어갔습니다.
그러자 작은 탑이 하나 보였습니다.

무슨 탑인지 모르겠지만
입장료도 20쿠나 밖에 하지 않아 가보기로 했습니다.
이제 남은 쿠나를 모두 털어내야 하기 때문이죠.

나중에 알아보니
이곳이 로트르슈차크 탑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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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입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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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들어서면 보이는 풍경

햇빛 때문인지 아담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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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을 내다보는 모녀

중간에 쉴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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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대기 직전에 이런 계단을 올라갑니다.
혼자 지나가기도 좁은 계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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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꼭대기에 올라서면
자그레브 시내가 한 눈에 보입니다.

구시지가를 벗어나면
현대식 건물들이 많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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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구시가지쪽은
중세에서 시간이 멈춘듯한 풍경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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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의 성 마르카 교회와
멀리 자그레브 대성당도 보입니다.

탑 자체는 그렇게 높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높은 지대에 있고
주변에 높은 건물이 거의 없다보니
마치 전망대에서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자그레브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입니다.

높은 곳도 좋아하고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더 좋아하니까요.

가격도 비싸지 않으니
자그레브를 방문하신다면
이곳을 들리시는 것도 좋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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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푸니쿨라가 보입니다.
크로아티아어로는 우스피냐차라고 합니다.

지금 보이는 푸니쿨라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구간의 푸니쿨라라고 합니다.

비용은 비싸지 않고 (4쿠나인가 5쿠나 정도)
로트르슈차크 탑 입장료와 세트로 구매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제 다 구경했니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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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국인 관광객을 만났습니다.

나가려고 하니까
12시 거의 다 됐는데 대포소리나 듣고 가라고 했습니다.

예전 크로아티아 여행책에서 
정오를 대포소리로 알린다는 걸 봤는데
그게 바로 이 로트르슈차크 탑에 알리는 거였습니다.

딱, 한 발을 발사하는데
가까이에 있으니
소리는 둘째치고 진동마저 느껴집니다.

대포 쏘는 걸 구경하고 싶으면
12시로 맞춰서 가는 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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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고 본 재미있는 설치물입니다.
아이디어가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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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스톤게이트로 갔습니다.
터널 안에는 작은 예배당이 있습니다.

터널 내부라 그런지
아늑하고 독특한 분위기입니다.

이곳에 예배당이 생긴 이유가
이곳에 있는 성모마리아 그림 때문입니다.

1731년 대화재 당시,
이 그림만 타지 않고 남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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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가 있는 곳입니다.

이 성화를 보기 위해 많은 신도들이 찾았고
곧 성지순례 장소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곳에 예배당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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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공원에서 잠깐 휴식을 취했습니다.
눈 앞에 아기자기한 건물들이 상상력을 자극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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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자그레브 대성당에 들렸습니다.
2개의 첨탑이 솟아있는 고딕풍의 성당입니다.

성 마르카 교회도 컸지만
대성당은 훨씬 더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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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도 넓어서 사람이 많았는데도
북적북적된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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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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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쓰여져 있는 건 글자이긴 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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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에 불도 붙이며 소원도 빌어봤습니다.
뭐, 이루어지진 않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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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한 대성당의 모습

한가지 아쉬운 점은 첨탑 하나가 보수 공사 중이었습니다.
온전한 모습의 성당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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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공항으로 가야할 시간입니다.

발걸음이 전혀 내키지 않았습니다.
하루 더 이곳에 머물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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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은 왜 또 그렇게 멋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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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지겹도록 본 자그레브 버스터미널

너무 자주 봐서 정까지 들어버린 버스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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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레브에서 마지막 식사

그런데...
진짜...
너무...
맛없었습니다.

유럽에서 먹은 음식 중 단연 최악이었습니다.

가운데 햄맛은 느껴지지 않고
눅눅한 빵만 먹는 느낌이었습니다.

터미널에 있는 음식은 먹는 게 아니라는데
크로아티아도 별 수 없군요.

너무 맛없어서 이걸 먹고 감성적인 기분이
순식간에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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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드디어 진짜로 돌아갑니다.

다들 자그레브는 스쳐지나가는 도시라고 하지만
생각 이상의 볼거리와 먹거리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물가가 저렴합니다.

오래 머문다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자그레브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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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구름 아래로 저물고
저의 유럽 여행도 이렇게 끝나게 되었습니다.

첫 유럽 여행이라 부푼 기대를 안은 여행이었습니다.

기대 이상인 부분도 있었고
적잖은 실망은 안겼던 부분도 있었지만
정말 잊을 수 없는 여행인 것 분명합니다.

왜 사람들이 그렇게 유럽 여행을 떠들어대는지
몸으로 경험했던 순간이었습니다.

다음에 또 유럽에 갈 기회가 있을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번 여행과도 같은 기분과 느낌을 다시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유럽 여행은 끝났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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