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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히로시마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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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을 나와 바로 보이는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한 번 끝까지 가보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그렇게 대단한 풍경은 따로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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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왕 여기까지 온 김에 마을 끝까지 가보기로 했고
미야지마 수족관 있는 곳까지 갔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 가는 건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어
여기서 멈추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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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근처에 있는 오모토 공원에 들렸습니다.
이곳에서 사슴 무리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 건초들이 쌓여있는 걸 봐서
사슴들의 휴식처처럼 보였습니다.

사실 미야지마는 사슴의 섬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마치 나라처럼 사슴들이 돌아다니고 있으니까요.

그나마 다행인 건 나라의 사슴보다 덜 공격적입니다.
사람 손에 있던 말던 마구잡이로 공격하진 않습니다.

안된다는 제스처만 취해도 그냥 지나가더라구요.
물론 바닥에 있는 거라면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돌격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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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어딜가나 사슴이 보입니다.

게다가 사람을 겁내지도 않아,
만지려고 한다면 얼마든지 만질 수도 있습니다.

몇몇 사슴은 뿔이 문제가 되어 있는지
잘려있는 것도 보였습니다.

아마, 섬에서 사슴을 관리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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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섬 트레킹을 하는 중이라면 좋은 휴식처가 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공원 자체는 크게 볼 건 없었습니다.

사실 저는 궁금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일정이 촉박하다면 굳이 들리지 않아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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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쓰쿠시마 신사 출구 쪽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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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그곳에서 굴구이를 팔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렇게 직화로 구운
굴구이에 로망이 있어서 바로 사먹었습니다.

미야지마 섬에서는 굴구이를 파는 곳이 제법 있었습니다.

우선 2개 단위로 파는 건 가게 공통이고
가격은 500~600엔 사이 정도 됩니다.

굴이 진짜 크고 맛있었습니다.
이렇게 맛있는 굴은 처음 먹어봅니다.

그래서 생각했죠.
오늘 굴, 모두 조져 주겠다고.

하지만...
조져지는 건 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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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구이를 먹고 바로 근처에 있는 절에 갔습니다.
신사가 아니라 대원사라 불리는 작은 절이었습니다.

이쓰쿠시마 신사 출구 쪽에 있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제법 있었습니다.

큰 절이 아니라 적당히 구경하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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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은 뭐랄까...

단순한 길인데 뭔가 일본스러운 길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풍경,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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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올라가면 작은 계곡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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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옆에 절이 있습니다.

다이쇼인이라고 불리는 절인데
특이한 건 한국에서 보기 힘든 밀교의 진언종파 절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문에 밀교에서 자주 보이는
금강저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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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은 계곡 위에 지어져 있어
경사도 있고 계단도 많이 있습니다.

등산 하는 기분은 아니라도
올라가는데 제법 땀이 많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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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은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뭔가 체험할 수 있는 곳도 많았습니다.

빛 한 줄기 없는 어두운 곳을 걷는 다던가
큰 종을 친다던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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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유산인 이쓰쿠시마 신사보다
오히려 이 다이쇼인이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제법 넓은데다가 이렇게 계곡 옆에 있으니
마치 숲 속에 있는 듯한 운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멀리 보이는 바다의 모습도
그 풍경에 일조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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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 근처에 있는 불상들.

물안개를 뿌리고 있었는데
제법 그럴싸한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건 불상이 맞는 건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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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쇼인 절 옆에는 작은 계곡이 있었습니다.

날도 제법 더워서인지 물장구 치는 아이들도 보였습니다.

저도 너무 더워 발이라도 담가 볼까 하다가
솔직히 귀찮아서 그냥 손만 담그는 걸로 만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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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옆에 있는 도리이.

미야지마 섬에는 하이킹을 할 수 있는
코스도 제법 많이 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걸어서 미센산 정상에도 가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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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절에서 내려왔습니다.

이 내려오는 길이
개인적으로 미야지마에서
가장 일본스러운 길처럼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길이 미야지마 베스트 풍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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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지마 섬에는 이런 작은 수로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물이 상당히 깨끗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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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은 사람도 좋아하지만
사슴도 좋아하는 듯 보였습니다.

물론 저도 좋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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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로는 제법 길게 뻗어있었습니다.

끝까지 가본 건 아니지만
산속까지 이어져 있는 걸로 봐서
산에서 흐르는 실개천을 수로로 만든 게 아닐까 추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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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도요쿠니 신사로 향했습니다.

미야지마에는 생각보다
많은 절과 신사들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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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쿠니 신사는 언덕 위에 있어서
미야지마 풍경을 내려다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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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지마 섬은 생각보다 복잡했습니다.
정확히는 관광을 할 수 있는 마을이 복잡했습니다.

계획없이 돌아다니면 헤매기 십상이었습니다.

특히, 길이 하나만 있는 게 아니라
동선을 잘 짜는 게 중요했는데
그걸 미처 생각하지 못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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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쿠니 신사에서 더 위로 올라가니
작은 사당과 공터가 나왔습니다.

벚꽃이 질 시기라 그런지
바닥이 벚꽃잎으로 가득했습니다.

좀 더 빨리 방문했다면 만개한 벚꽃을 볼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그래도 이렇게 바닥에 융단처럼 깔린 벚꽃도 제법 운치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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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늦은 점심을 위해 오모테산도 상점가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많았습니다.
너무 많았습니다.

러시아워의 지하철 마냥 사람이 많았습니다.
한 번 인파에 휩쓸리니 멈출 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원래 봐뒀던 가게도 사람들로 가득했고
줄까지 서있었습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 이곳에서 점심을 먹는 건 결국 포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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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상점가부터 벗어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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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건 상점가의 아케이드를 벗어나자
놀랍게도 사람이 없었습니다.

고작 한 블럭 차이일 뿐인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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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힘들고 지쳤습니다.
지금까지 먹은 거라곤 아침이랑 굴구이 뿐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우선 맥주나 한 잔 하면서
다시 계획을 세우기로 했습니다.

원래 제가 먹고 싶은 건 굴밥이었습니다.

이때 지나가면서 다른 굴밥 가게를 본 게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거기서 굴밥을 먹기로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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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침내 먹었습니다.
진짜 굴이 토실토실하고 향이 강했습니다.

한국에도 이만한 크기의 굴을 본 적이 없는데 말이죠.

그런데....
음...
약간... 문제가 생겼습니다.

굴밥을 먹기 직전부터 속이 니글거렸고
원인을 알 수 없는 구역질이 계속 느껴졌었죠.

다행히 그 느낌이 심하지 않아
무시하고 굴밥을 다 먹었습니다.

하지만 그 느낌 때문인지 몰라도
이상하게 굴밥맛이 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때부터 속도 안 좋아지고 기분도 찝찝해졌지만
애써 그 느낌을 무시하고 다시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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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지마 이곳저곳들.

사람이 많은 곳은 대단히 많았지만
조용한 곳은 또 대단히 조용했습니다.

미야지마 섬의 분위기는
마치 교토나 가마쿠라 같은
오래된 역사를 간직한 그런 마을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대단히 좋았습니다.
이런 풍경, 분위기 정말 좋아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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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때 굴밥을 먹었을 때 무시했던 신호가
저를 정말 괴롭혔습니다.

이렇게 괴로울 바에 그냥 차라리 토하자.
결국 위 안에 있는 걸 모두 게워냈었죠.

그렇게 게워내고 나니 속이 편해졌습니다.
하지만 몸의 기운도 함께 게워져 버렸습니다.

시간은 충분히 있었지만
더 구경하는 걸 포기했습니다.

패스가 있어서 로프웨이 할인을 받아 미센산 정상에도 가고 싶었고
정상 근처에 있는 전망대랑 사찰도 가고 싶었고
모미지다니 공원도 가고 싶었는데 모두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그냥 빨리 숙소에 가서 쉬고 싶은 생각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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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돌아가면 이번 여행은 사실상 종료니까요.

그래서 힘들지만 좀 쉬었다가 둘러볼까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망설이는 사이에 배에 타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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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한 가지 실수한 걸 깨달았습니다.

다른 곳이야 원래 갈까말까 고민했던 곳이었지만
썰물 때, 이쓰쿠시마 신사의 도리이는 무조건 가볼 생각이었거든요.

몸상태가 나빠지자 여기에 가야한다는 걸
깜빡하고 잊어버렸던 겁니다.

배에서 보니 제법 물이 빠져 사람들이 도리이 주변을
서성이는 게 보였습니다.

이건 지금도 아쉬울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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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시 본토로 돌아왔습니다.

사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곳은 미야지마였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줄 준 몰랐습니다.

심지어 날씨마저 정말 좋았습니다.
다만, 제 건강은 그렇지 않았었죠.

그래서 미야지마 여행에서 만족감과 아쉬움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아쉬움 때문에 그런지도 몰라도
다음에 다시 한 번 미야지마에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땐, 꼭 썰물의 도리이도 가보고 미센산 정상에도 가보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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