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입니다.
사실 여름은 살짝 지났습니다.
암튼 늦은 여름휴가로 일본에 가기로 했습니다.
일본은 여러 번 가봤지만
단 한 번도 도쿄 북쪽으로 가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늘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습니다.
바로 북해도, 홋카이도입니다.
더 미루면 못 갈 거 같아서
이번 여름휴가는 홋카이도에 가기로 했습니다.
인천공항입니다.
아침행 비행기라 첫차를 타고 갔더니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해가 뜨기 시작했네요.
이제 나이가 들어 그런지,
인천공항에 와도 예전과 같은 감흥이 없습니다.
20대에 처음 인천 공항에 왔을 때,
그 두근거림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데 말이죠.
따로 구경할 건 없어서 바로 출국 심사를 하고
면세구역으로 들어왔습니다.
탑승까지 아직 시간이 충분히 남았습니다.
자주 오다 보니 출국 심사가 능숙해진 점도 있었지만
사실 빨리 간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라운지에 가려고요.
어차피 무료로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데
이용할 수 있을 때 가려고요.
사실 내 돈 내고 공항 라운지에 가는 건 무척 아까운데
무료로 이용하면 이만큼 좋은 곳도 또 없죠.
드디어 탑승합니다.
보통 이때 가장 두근거리는데
최근에는 이런 두근거림 마저 사라지고 있네요...
이륙합니다.
서울을 지나갔는데
가장 먼저 보이는 건 언제 롯데월드타워입니다.
2시간 정도 지나자 비행기가 일본 영토에 진입했습니다.
지나가는 길목에 울릉도도 보인다고 했는데
그건 못 봤고 하코다테나 보려고 했죠.
그런데 제가 하코다테의 위치를 착각했습니다.
사실 위에 사진은 생각보다 '우와~ 큰 도시가 있네' 하고 찍었던 거고
나중에야 저기가 하코다테인 걸 깨달았습니다.
이제 착륙을 합니다.
하늘에서 봐도 한국이 아닌 게 느껴집니다.
수하물을 찾자마자 바로 에어포트를 타러 갔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삿포로 공항이 꽤 컸습니다.
크기도 컸고 국제선에서
에어포트를 타는 곳까지 제법 멀었습니다.
삿포로의 중심인 삿포로역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서 삿포로로 가는 건 많은 방법이 있습니다.
에어포트(기차), 리무진, 택시 등 말이죠.
하지만 거의 대다수가 에어포트를 타고 가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가장 빠르고 가장 저렴하니까요.
물론 삿포로역을 기준으로 한다면 말이죠.
대략 치토세 공항에서 삿포로역까지 30~40분 정도 걸립니다.
쾌속이냐 아니냐 차이로 좀 차이가 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삿포로역에서 내리면 JR타워가 보입니다.
173m로 홋카이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라고 하는데
63빌딩이나 도쿄 도청보다도 낮습니다.
저 곳을 보여준 이유는 바로
오늘 첫 번째 목적지가 JR타워 T38 전망대입니다.
체크인까지 시간이 남았고
캐리어를 끌고 다니긴 너무 불편해서
괜찮을 곳 없을까 찾아보다 찾은 곳입니다.
입장료도 740엔으로 그렇게 비싸지 않은데
인터넷으로 구매하면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갑니다.
사실 전망대로 가는 길을 찾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우선 삿포로역이 생각보다 복잡했습니다.
뭐, 신주쿠역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삿포로의 중심인 만큼 생각 없이 움직였다간
헤매기 십상이었습니다.
물론 초행길이라면 더욱 신중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그런데 JR타워 T38 전망대 가는 것도 헷갈립니다.
JR타워에 들어가도 어디로 가야하는지 알 수 없었죠.
전망대로 올라가는 곳이 1층에 있는 게 아니라 6층 로비층에 가서
전망대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타야 합니다.
이런 정보 없이 그냥 가보면 있겠지 했다가
진짜 한참을 헤맸습니다.
그러니 T38 전망대에 가실거면
미리 가는 방법을 알아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드디어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올라가자마자 보이는 삿포로 북쪽 풍경입니다.
뭔가 평범하면서도 삿포로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낸 풍경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개를 조금 돌리는 홋카이도 대학과
멀리 바다가 보입니다.
전체적인 풍경입니다.
방금 전까지 지나왔던 철도입니다.
저 철도를 따라가면 치토세 공항이 나옵니다.
반대편 철도입니다.
멀리 큰 산과 바로 앞에 작은 산이 있습니다.
그 산에 길같은 게 보이는데
그 길이 예전 동계올림픽 때 사용했던 스키점프대라고 합니다.
남쪽 방향입니다.
이쪽 방향으로 유명한 오도리 공원이 있고
오도리 공원의 상징인 삿포로 TV타워도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삿포로 TV타워가 보이지 않았다.
그 높은 타워가 보이지 않아 진짜 열심히 찾았습니다.
이건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사진 중앙 쪽에 왼쪽에 흰색과 오른쪽에 유리로 된 높은 건물이 보이실 겁니다.
그 건물이 삿포로 TV타워 가리고 있었습니다.
정말, 완벽히 딱 맞는 크기로 말이죠.
T38 전망대 내부입니다.
나름 넓고 깔끔하게 잘 되어 있고
창마다 의자가 놓여 있어 휴식을 취하기도 좋습니다.
작은 카페도 있는데
커피에서 차, 음료에서 술까지 팔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삿포로에서 마음에 들었던 곳 중 한 곳입니다.
나중에 다시 삿포로를 방문한다면
다시 방문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특히, 야경이 멋지다고 하는데
그땐 꼭 야경을 구경하고 싶군요.
체크인 시간이 되어 숙소에 갔습니다.
숙소는 로비가 없고 완전 무인으로 운영되는 곳이었습니다.
이게 문제가 될 줄이야...
이런 시스템이다 보니 체크인 한 후
방번호, 방 비밀번호, 현관 비밀번호 등
모든 게 다 폰에 저장되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제가 실수로 폰을 두고 밖으로 나와버린 것입니다.
진짜, 진짜 순간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습니다.
들어가지도 나오지도 못한 그런 상황이었죠.
이건 나중에 알았지만 체크인 했던 태블릿에서
다시 체크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예약번호
예약번호를 외울 정도면 그냥 방 비밀번호를 외웠겠죠.
다행히도 숙소는 그렇게 허술하지 않았습니다.
예약했던 이름을 가지고도 그 정보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진짜 이것 때문에 심장이 쫄깃했습니다.
시간은 시간대로 낭비하고 말이죠.
이제 본격적으로 삿포로 관광을 나섰습니다.
평일 늦은 오후의 시간이라 거리는 한산했고 조용했습니다.
이때 한국은 여전히 열돔으로 더웠지만
삿포로는 가을로 진입하고 있었습니다.
햇살은 뜨거웠지만 그늘에 가면 더위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소세이강이라는 작은 하천입니다.
인공강이라 그런지 곡선이 없고 직선으로 쭉 뻗은 하천입니다.
소이세강을 따라 걷다보면
니조시장이 나옵니다.
대부분 삿포로에 오면 들리는 시장입니다.
이곳에는 신선한 농수산물을 파는 곳입니다.
물론 이런 식재료로 요리로 내놓는 가게도 많은 곳입니다.
그래서 관광객들이 많이 들리는 곳 중 한 곳입니다.
연어알, 성게알, 게살로 이루어진 카이센동입니다.
사실 이날 카이센동을 먹을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브레이크타임인 줄 알았던
가게가 운영을 하고 있어 그냥 먹기로 했습니다.
이 카이센동은 삿포로에 오면 꼭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이었거든요.
맛은 있었습니다.
다만, 사진으로는 크게 보이지만
사실 밥공기보다 조금 더 큰 그릇이라 양이 적었습니다.
이 정도 양인데도 불구하고 4,000엔이나 했습니다.
맛은 있었는데 기대했던 그런 맛은 아니었습니다.
연어알과 성게알 덕분에 뭔가 찐득한 맛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평범한 회가 올려진 카이센동이 더 맛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게는 크지 않은 걸 넘어
6명 밖에 앉을 수 없는 작은 식당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주인이 손님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그런 가게였죠.
저는 일본어를 할 수 없어 그냥 묵묵히 먹기만 했습니다.
늦은 오후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오후 햇살 정말 좋아합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시간 대를 정말 좋아합니다.
왠지 보는 것 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기분이 느껴집니다.
삿포로의 중심
오도리 공원에 왔습니다.
니조시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오도리 공원의 상징인 삿포로 TV타워도 보입니다.
오도리 공원은 뭐랄까,
뭔가 화려하거나 대단한 볼거리가 있는 건 아닌,
시민들의 좋은 휴식처가 되는 공원이었습니다.
특이한 점을 일반 공원처럼 한 구역에 자리잡은 게 아니라
1.5km 정도 가늘고 길게 자리잡은 공원입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사람은 많은데
밀도가 그렇게 높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오도리 공원의 명물인 구운 옥수수
옥수수를 먹고 싶었지만
2개씩 팔고 있어서 그냥 감자만 샀습니다.
버터감자라는데 버터와 소금은 셀프로 뿌려야 했습니다.
맛은 있었습니다.
진짜 이런 평화로운 느낌 정말 좋아합니다.
공원 한 쪽에서 축제(?)같은 걸 하는 게 보였습니다.
얼마 전까지 맥주 축제가 있었는데 아직 안 끝난 것 아닌가 생각했죠.
가까이 가보니 뭔가 철거하는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철거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축제를 위해 간판을 설치하는 중이었죠.
다음으로 간 곳은 홋카이도 도청입니다.
이건 공사 중이라 그냥 스치듯 지나쳐 나왔습니다.
삿포로의 도로를 보면
뭔가, 일본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구불구불하지 않고 일직선을 쭉 뻗은 도로가
마치 미국의 도로를 생각나게 만들었죠.
스스키노입니다.
홋카이도 최고의 유흥가라 불리는 곳입니다.
그래서 이곳에 수 많은 술집과 음식점이 모여있습니다.
저 니카상이 이곳의 상징이라고 합니다.
마치 오사카의 글리코상처럼 말이죠.
이렇게 여행 첫날이 끝났습니다.
여행 첫날이라 일단 무리지 하지 않을 생각에
적당히 둘러보고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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