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자연과 어울러진 공원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여긴 대학교 교내 풍경입니다.
저도 처음 들어섰을 때 여기가 정말 대학교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정말 대학교더라구요.
바로 홋카이도 최고 대학교인 홋카이도 대학교입니다.
캠퍼스가 매우 크고 그 자체로 삿포로의 주요 관광지이기도 합니다.
대학교가 숲과 어우러져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잔디에 누워 휴식을 취하거나
함께 모여 즐겁게 놀고 있는 모습도 종종 눈에 띄었습니다.
정말 청춘의 한 장면이었죠.
부럽기도 했습니다.
홋카이도 대학교가 개교한지 거의 150년 가까이 되다 보니
저렇게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곳곳에 있었습니다.
상당히 서양식으로 지어져 있었는데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초대 교감이 미국인인 윌리엄 클라크라 그런 듯 합니다.
그래서 미국에 가본 적이 있는 건 아니지만
캠퍼스의 분위기가 흡사 미국을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아, 그리고 윌리엄 클라크는
'Boys, be ambitious!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홋카이도 대학교에서 유명한 포플러 가로수길입니다만...
그냥 평범해 보였습니다.
낙엽이 지거나 눈이 쌓이면 조금 다른 풍경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풍경은 너무 평범했습니다.
또 유명한 은행나무 가로수길입니다.
은행나무 가로수길은 가을도 아닌데도 제법 멋스러웠다.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와 바람에 흩날리는낙엽들이
길을 가득 메운 풍경을 상상하니, 다가올 가을의 모습이 기대가 되었습니다.
캠퍼스는 정말 컸고 자연과 어울러진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제가 많은 대학교를 둘러본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본 모든 대학교 중 단연 가장 멋지고 인상적인 곳이었습니다.
진짜 이런 곳에서 다시 대학 생활을 하고 싶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사실 홋카이도 대학교에서 가장 마음에 든 건 유명한 가로수길이나 연못도 아닌
바로 캠퍼스를 가로지르는 길고 긴 도로였습니다.
1km가 넘는 직선 도로가 너무 이국적이면서도
멋진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진짜, 이 도로 때문에 여기가 일본이 아니라
미국에 있는 캠퍼스 같은 느낌을 들게 만들었습니다.
무엇보다 도로 위를 자전거를 타거나 조깅을 즐기는 사람들을 모습에서
평화롭고 여유로운 분위기까지 느껴졌습니다.
안타깝게도 캠퍼스는 다 둘러보진 못 했습니다.
그러기엔 너무 컸고 저는 너무 지쳤습니다.
다음으로 근처에 있는 스시가게로 갔습니다.
나름 가성비로 유명한 곳이라 늘 사람이 많아 기다려야 하는 곳이었죠.
그래서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많으면 다른 곳으로 가자는 마음으로 갔습니다.
다행히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점심과 저녁의 애매한 시간대라 이런 행운이 찾아온 듯 했습니다.
바깥에 기다리는 사람이 3~4명 밖에 되지 않아
조그만 기다리면 될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대기표를 뽑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번호를 부르면 자리로 안내 받는 것이 아니라
이제 내부에서 기다리는 걸로 바뀌게 됩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내부에는 한 10명 정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아직 제 행운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혼자라 그런지 먼저 대기했던 사람보다 먼저 자리에 앉게 되었습니다.
아, 그리고 대기 번호는 당연히 일본어로 부르니
자신의 번호가 일본어로 어떻게 부르는지 알아두는 게 좋습니다.
정말 가격에 비해 퀄리티가 뛰어났습니다.
특히, 마지막에 찍은 타다키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한 번 불에 구워 그런지 기름진 맛이 입안에 고소하게 퍼져나갔습니다.
하지만 너무 많이 먹어서 비용이 5천엔을 훌쩍 뛰어 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작년과 올해 초 일본 여행의 한을 풀었습니다.
그때 몸 컨디션이 나빠 제대로 스시를 먹지 못 했거든요.
이제 시간은 저녁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사실상 홋카이도 대학교가 계획을 세웠던 마지막 목적지였죠.
그러다 저 건물을 발견했습니다.
아뿔사...
삿포로 맥주 박물관에 가야 했는데 잊어버렸던 것이었습니다.
물론 사진은 삿포로 팩토리입니다.
삿포로 맥주 박물관과 멀지 않은 곳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방금 전 스시를 배터지 게 먹은 대다,
슬슬 박물관도 문을 닫을 시간이라 그냥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다음에 삿포로에 온다면 가기로 기약했습니다.
삿포로 팩토리 옆에 있는 아트리움입니다.
천장의 유리돔이 인상적인 쇼핑몰이었죠.
이때는 날씨가 좋아 야외가 좋았지만
날이 추워진다면 이런 실내도 무척 아늑할 거 같군요.
마지막으로 도요히라 강변으로 왔습니다.
여행 마지막 날을 강변에서 끝내는 것도 나름 운치가 있었습니다.
숙소가 강변 근처라 해가 질 때까지 있었습니다.
해가 질 때 순식간에 어둠이 찾아오는 거 같습니다.
드디어 돌아가는 날이 돌아오고야 말았습니다.
마지막 날 아침은 도토루에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먹었습니다.
저 구성, 꽤 좋아합니다.
몰랐는데 삿포로에도 노면전차가 다니고 있었군요.
이때 처음 봤습니다.
시간이 애매해 근처 오도리 공원으로 갔습니다.
삿포로시 시계탑입니다.
홋카이도 대학교의 전신이죠.
사실 내부는 그렇게 볼 게 없는데 심지어 유료였습니다.
무엇보다 시간이 애매해서 그냥 바깥만 둘러봤습니다.
다시 도요히라 강변에 들렸습니다.
어차피 숙소가 강변 근처라
강변을 따라 산책하기로 했습니다.
이왕 여기까지 온 거 강변 옆에 있는 나카지마 공원에도 들리기로 했습니다.
무슨 행사가 있는지 다스 베이더와 스톰 트루퍼가 보이네요.
고맙게도 제가 사진을 찍자
병사 중 한 명이 망원경을 보는 포즈를 취해주네요.
나카지마 공원은 생각보다 꽤 컸습니다.
큰 연못도 있고 천문대도 있고
과거 호텔이었던 역사 건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여기서 실수를 하나 했습니다.
바로, 돌아가는 시간을 착각한 거였죠.
비행기를 타려면 3시간 넘게 남았는데
2시간 밖에 남지 않았다고 착각을 하는 바람에
마음이 조급해졌습니다.
그래서 나카지마 공원 구경은 대강 훑어보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급하게 신치토세 공항에 달려갔습니다.
공항에 도착하고 나서야 제가 시간을 착각한 걸 알았습니다.
심지어 1시간 연착되어 더욱 시간이 많이 남았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나카지마 공원을 제대로 구경할 걸 그랬습니다.
신치토세 공항은 뭔가 규모가 크게 느껴졌습니다.
마치 백화점과 공항이 합쳐진 느낌이었습니다.
다양한 가게들이 있었는데
심지어 극장까지 있었습니다.
홋카이도에 수많은 디저트 기업의 본사가 있어서 그런지
공항에도 수많은 디저트 가게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로이스의 경우는 자사의 작은 역사 박물관까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적당히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꽤 즐거웠습니다.
만약 출국 시간이 애매하다면
공항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빠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제 정말 돌아가야 할 시간이 왔습니다.
비행기에서 본 산과 호수
위에서부터 시코 호수, 굿타라 호수, 고마가다케 산입니다.
개인적으로 호수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왜 한국에는 큰 자연호가 없는 걸까요.
댐이나 저수지로 만든 인공호나 바닷가 근처의 석호는 있는데
저렇게 산 속 깊은 곳에 큰 호수는 없는 걸까요.
비와호 정도의 큰 호수는 아니더라고 작은 도시만한 호수가
숲 속 깊은 곳에 하나쯤 있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말이죠.
이제 한국 영공을 날고 있습니다.
시화호 위에 있는 송전탑과 인천대교가 보이네요.
이제 인천공항에 거의 도착했다는 의미입니다.
홋카이도 여행은 오래 전부터 기대하던 곳이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았습니다.
다채로운 풍경과 여유로운 분위기 덕분에
몸도 마음도 충분히 힐링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돌아가는 길에 아쉬움이 남을 만큼 매력적인 곳이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또 가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죠.
이렇게 4박 5일 첫 홋카이도 여행이 끝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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